산타 마리아가 왜 이리 숙소 값이 다 비싼지 모르겠어요. 할 것도 볼 것도 없는 도시인데 말입니다. 이 호텔은 하이웨이에 붙어 있어 시끄럽긴 한데 그래도 근처 도보 10분~15분 거리에 코인 런드리, 맛사지샵, 뱅크, 극장이 있는 쇼핑몰과 시립도서관 등이 있어요.
방은 쓸 만해요. 커피브루어, 냉장고, 전자레인지, 다리미, 헤어드라이어, TV, 테이블과 의자, 충분히 밝은 침대 스탠드 등이 있고, 침대도 편했고 시트도 깨끗했구요.
딱 두 가지 흠이 있었는데 욕실 등을 켜면 자동팬이 돌아가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소음에 가까웠다는 것, 그리고 샤워기 수압이 좀 약하다는 것입니다. 화장실이나 세면대 물은 다 잘 나오는데 샤워 물만 신통치 않아 좀 답답했네요. 씻을 수 없을 만큼은 아닙니다.
여기서 아침식사는 기대하지 마세요. 그냥 커피 마시는 정도로 생각하세요. 토스트랑 시리얼과 우유 정도 나오는데 직원이 관리를 소홀히 해서 어떨 때는 일회용 그릇이 없고 어떨 때는 커피가 다 떨어졌는데 리필을 안 해놓습니다. 바로 옆건물이 Vons 대형 슈퍼마켓이니 가서 먹거리를 사와 방에서 전저레인지에 돌려 먹는 편이 낫습니다.
그런데 이 숙소는 미국 서민들이 방을 쉐어하며 장기 투숙을 하는 곳인 것 같습니다. 저흰 어쩌다 몸살이 나서 3일이나 지내게 되었는데, 잘 보니 오전 오후 근무 시간대가 다른 사람들 2-3명씩이 교대로 방을 쓰는 것 같더군요. 처음엔 대가족이 왔나 싶었는데 생김도 인종도 달랐고, 교대할 때 마찰을 빚어 서로 욕하고 싸우며 내쫓는 모습도 봤습니다. 그래서 모텔 전체 분위기가 여행객 중심은 아닌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