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바로찐여행 방콕 가이드 - 문화편

시암박물관에서 태국 여행을 시작하면 초기 건국부터 현재까지 태국 문화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어요. 1920년에 건축된 눈부신 이탈리아 양식의 태국 왕궁 안에 자리한 이 작은 박물관에는 다양한 전시관이 있어서 방문객은 태국의 과거 수도인 아유타야 건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어요. 3D 시뮬레이션, 대화형 게임, 왕국 주변에서 발굴된 고대 유물을 통해 태국 역사 여행을 떠나볼 수 있죠. 정령의 집, 남근 모양 제물, 거리 음식 가판대까지 도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매혹적인 문화적 현상을 멋지게 설명해놓은 상설 전시인 '태국스러움의 해부'도 놓치지 마세요. 박물관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악령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애정과 금전운을 가져다주는 기능까지 미신을 믿는 많은 태국 사람들은 모든것에 대한 부적이 있다고 믿어요. 역사적인 프라나콘 지구의 차오 프라야강에 걸쳐 자리한 부적시장에서는 수천 가지의 메달, 불경판, 불상 등을 팔아요. 이런 물건에는 저마다 고유한 영적 목적이 있어요. 몇 바트짜리의 간단한 진흙 불경판부터 꽤 값이 나가는 사원의 나무 조각으로 만든 희귀한 부적, 존경 받는 승려의 머리카락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에요. 시장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더 신기한 물건을 많이 볼 수 있어요. 꼬리 아홉 개의 도마뱀으로 만든 행운의 부적이나 주술적 물약이 담긴 유리병이 선반에 감춰져 있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일부 가면과 피규어는 너무 징그러워서 아린 아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전성기에 방콕 태국왕궁의 삶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엿보고 싶다면 태국 귀족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세요. 궁중의 일원처럼 옷을 입어보면서 말이에요. 인근 센스 오브 타이에서는 츄타이라고도 하는 남녀 태국 전통의상을 대여해주고 있어요. 컬렉션에는 정교하게 장식되어 숄처럼 상체에 두를 수 있는 파비앙부터 파충항(느슨한 바지처럼 다리 주위에 두르는 직사각형 천 조각)까지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이 구비되어 있어요. 실크 핸드백과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고를 수도 있고, 전문 사진가가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항시 대기하고 있어요. 태국의 이런 아름다운 패브릭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태국왕국 인근의 퀸 시리킷 섬유박물관 에 들러 다양한 시대의 태국 왕족 의상을 구경해보세요.

왓 사켓은 황금산이라고 더 많이 알려져 있고 방콕 구시가지 지구에서 놓쳐서는 안 될 랜드마크예요. 대체로 건물이 낮은 도시에 우뚝 서 있는 이 황금 사원은 방콕의 유일한 언덕에 지어졌어요. 그 역사는 아유타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18세기 말에는 라마 I세의 수영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현재는 태국 사람들이 정상까지 320계단을 올라 꽃목걸이, 향, 지폐 등을 바치는 곳이지만, 영적인 것에 관심이 없더라도 장엄한 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땀 흘려 올라갈 만한 가치는 있어요. 내려오는 길에는 출구에 있는 황금 보리수 나뭇잎에 소원을 적고 소액의 돈을 기부해보세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니까요.

태국의 고대 건축물 하이라이트를 모두 보려면 몇 주가 걸리겠지만 방콕 외곽에 있는 야외 박물관인 고대 도시에 가면 빠르게 모두를 구경해볼 수 있어요. 거의 태국 영토와 비슷한 모양을 한 이 공원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최근의 라타나코신 시대까지 십수 개의 사원, 왕좌실, 신사, 왕궁 등을 구경할 수 있어요. 어떤 건물은 실물 크기의 복제품과 태국 전역에 있는 사원의 재건축물인 반면, ‘깨달음의 성전’ 같은 건축물은 고대 시대의 건축 양식을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이 거대한 공원을 구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고, 입구에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어요. 추가 요금을 내면 더 편리한 전기 골프 버기를 대여할 수도 있죠.

방콕에는 붐비는 시장이 아주 많지만 폼프랍 사트루파이에 있는 낭렁시장만큼 문화적 몰입도가 높은 곳은 많지 않아요. 라마 V세가 120년 전에 만든 이 역사적인 시장은 방콕 최고의 전통적인 미식을 맛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에요. 코코넛, 달콤한 계란 노른자, 찹쌀로 만든 태국 전통 디저트인 컬러풀한 카놈을 맛보려면 '난타 카놈 타이'라는 가게에 들러보세요. 이 가게 주인의 조상이 왕궁에서 요리했던 레시피를 따라 만든다고 합니다. ‘수위몰 과이 티우 캐'에서 파는 어묵과 만두를 넣은 국수도 아주 유명하죠. 바로 맞은편에 자리한 80년 된 '집 키'라는 레스토랑에서 구운 오리와 삼겹살 요리도 꼭 맛보세요.

섬세한 무용 동작과 황금을 덧입힌 의상, 매혹적인 사운드트랙을 즐길 수 있는 태국의 전통 가면무용극(콘극이라고도 함)이 2018년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에요. 팬데믹 이전에는 시암 니라밋에서 펼쳐지는 이 명연기의 작품이 관광객의 필수코스였지만 안타깝게도 극장이 운영을 중단했어요. 요즘에는 약간 더 작은 규모의 살라 찰렘크룽 왕립극장에서 하루에 세 번 공연을 진행하고 있어요(엄격한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내부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수예요). 수코타이 호텔에 있는 셀러단 레스토랑에 가면 저녁식사와 함께 좀 더 작은 규모의 야간 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요.

시간이 좀 지나면 모든 태국 사원이 거의 비슷해 보이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방콕의 남단에 위치한 왓 파리왓은 좀 달라요. 멀리서 보면 다른 사원과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가까이 다가가면 특이한 디자인 특징이 눈에 띌 거예요. 모자이크와 신화적인 조각상이 늘어선 벽 안에 미국 전직 오바마 대통령이 셀카를 찍는 조각상, 벽의 튀어나온 곳에 균형을 잡고 앉은 피노키오, 기둥을 기어오르는 배트맨, 황금 이모티콘 등이 숨어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왓 파리왓이 유명한 이유는 본관 건물에 있어요. 황금으로 주조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작은 조각상이 제단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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