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현지 레스토랑 베스트 10

깔끔한 황태 국물과 푸짐한 바지락이 일품인 황해해물칼국수는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칼국수의 진수를 보여줘요. 세월의 흔적 때문에 빛이 바랜 장판 위를 걸어가 자리에 앉으면 깊고 넓은 그릇에 푸짐하게 담은 칼국수가 나오죠. 국자로 아무리 긁어도 계속 나오는 바지락과 황태, 동죽, 새우, 단풍가리비를 쏙쏙 골라 먹고 쫄깃한 면발을 맛보면 유명세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추가 요금을 내고 낙지와 전복을 통째로 넣으면 맛과 모양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뱃속 가득 만족감이 밀려와요. 칼국숫집의 기본기와 같은 김치와 석박지는 진한 마늘 향과 시원한 국물로 국수의 감칠맛을 끌어올리죠. 휴가철이나 주말이면 한 시간 웨이팅은 기본일 정도로 인기 있는 만큼 주차도 힘든 곳이라 주차 공간이 거의 없는 1호점보다는 80미터 거리에 있는 2호점을 찾아가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질 좋은 고기로 정면 승부하는 부암갈비는 출연한 방송 사진으로 벽 하나를 채울 만큼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으레 단품 메뉴를 내어놓는 식당은 주인의 자신감과 고집이 느껴지는데 여기에 40년 이상의 역사가 더해지면 맛까지 보장할 수 있어요. 따로 마련된 대기실을 지나 식당에 들어가면 꽈리 고추와 분홍빛 생갈비를 불판에 올려주는데 적당히 익었을 때 한 입 베어 물면 TV에서나 보던 리액션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입안에서 육즙이 터진다는 게 이런 거였구나 하고 알게 되니까요.

단촐하게 내놓는 사이드 메뉴에서도 자신감이 느껴져요. 소금에 찍으면 잡내 없는 돼지갈비의 감칠맛이, 간장소스에 적시면 달달함과 짭조름함이, 잘 익은 갓김치와 함께 맛보면 새콤함이 전해져요. 고기만으로 채우지 못한 속은 갈치속젓으로 만든 젓갈볶음밥으로 채워보세요. 볶음밥과 함께 나오는 재래식 된장을 곁들이면 완벽한 한 끼 식사를 완성할 수 있어요.

화교 거주지인 청관 거리에 산동회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공화춘은 짜장면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도 할 수 있어요. 이곳은 양념이 적고 단맛이 없는 중국식 짜장면을 걸쭉하고 달콤한 국민 요리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리식 중화요리의 근원에 호기심을 품은 이들과 동네 단골들이 만족스럽게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의외로 짬뽕을 주문하는 사람이 많은데 매운 불맛에 집중하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순하면서 깊은 매운맛이 인상적이에요. 인천을 대표하는 중화요리 전문점답게 면류 외에도 쫀득한 튀김옷이 인상적인 탕수육과 유린기 등 한국식 중화요리의 참맛을 보여주는 음식이 많아요. 주차도 편리하니 공영주차장을 지나쳐 식당까지 바로 찾아가 보세요.

30여 가지 천연 재료와 약재로 숙성한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열두바구니는 멀리서도 찾아오는 단골이 많은 송도의 대표 맛집이에요. 향토 음식 경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게장은 한때 유행처럼 지나간 무한 리필 간장게장과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맛이 군침을 돌게 하죠. 통통한 새우장과 100% 국산 콩을 사용하여 전통 방식으로 띄운 청국장도 큰 사랑을 받는 메뉴예요.

고슬고슬한 밥을 솥에서 덜어내 뜨거운 물을 붓고 숭늉을 만드는 것부터 식사를 시작해 보세요. 게딱지에 붙은 살과 내장을 준비한 밥에 넣고 참기름 몇 방울을 뿌리면 마치 따로 시킨 요리처럼 완성도 높은 비빔밥이 완성돼요. 정갈하게 나오는 밑반찬은 간이 세지 않아서 짭조름한 국물과 잘 어울려요. 한우 1등급 꽃등심과 제주 오겹살도 입소문을 타며 많은 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단지집은 국내산 냉장 삼겹살에 호주산 허브를 더해 단지에 넣고 24시간 숙성하여 풍미를 끌어올린 돼지고기 전문점이에요. 여섯 가지 허브로 초벌구이를 한 고기를 숯불에 구우면 육즙을 가둔 채로 불맛을 입힐 수 있어 감칠맛이 좋아져요. 삼겹살 전문점이지만 목살과 항정살도 빼놓으면 서운할 만큼 맛있는 메뉴예요.

정갈한 밑반찬은 주방에 대한 신뢰를 더해주는 증표와도 같아요. 명이나물에 싸서 먹는 고기는 단맛과의 조화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죠. 고기를 시키면 김치찌개를 무료로 주는 데다 라면까지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어 배불리 먹지 못하면 섭섭한 사람까지 만족할 수 있어요. 맛있는 고기에 냉면이 빠지면 서운하죠. 냉면까지 맛있는 단지집에서 행복한 바비큐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어 보세요.

인도인이 조리하고 서빙하는 스와갓인디안레스토랑은 이국적인 현지 요리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곳이에요. 오리지널을 추구하면서도 향신료가 강한 요리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까지 만족할 수 있게 만든 건 이곳의 큰 장점이에요. 인도를 가본 사람에게는 다소 순화된 맛일 수 있지만요.

이제는 대중화된 인도식 카레에 난을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져요. 플레인 난이 뻑뻑하게 느껴진다면 갈릭 난을 주문해 보세요. 살짝 알싸한 맛이 카레와 조화되어 입맛을 올려주죠. 램 카레는 독특한 향 때문에 양고기를 꺼리는 우리나라 사람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으며 우유와 크림이 들어간 바드사히 치킨 카레는 매운맛에 약한 어린이들의 입맛에도 딱 맞아요. 낯선 음식에 조금은 얼얼해진 속을 달콤한 라씨로 달래면 짧지만 알찬 인도 미식 여행이 완성될 거예요.

전통 한옥 스타일의 건물과 고풍스러운 장식이 인상적인 식객은 한우부터 돼지갈비까지 다양한 고기를 선보이는 품격 있는 식당이에요. 어떤 고기를 시켜도 한상 가득 차려주는 질 높은 사이드 요리 때문에 마치 한정식을 시킨 듯한 기분이 들어요.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잡채, 버섯 강정, 가지 튀김에 아귀찜까지 나오니까요.

입에서 녹는 맛이 일품인 한우는 한 마리 모둠부터 등심과 불고기, 육회 등을 고를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요.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을 원한다면 미국산 초이스급 소고기를 골라보세요. 소고기가 부담된다면 돼지갈비까지 준비되어 있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죠. 가벼운 식사를 원하면 왕갈비탕이나 불고기 정식, 떡갈비 정식을 시켜 보세요. 주차장이 넓어 차를 가지고 오기도 편한 곳이에요.

신포국제시장뿐 아니라 인천 전체에 닭강정 열풍을 일으킨 원조신포닭강정은 시장 초입부터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에 한 번 놀라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긴 대기줄에 두 번 놀라는 곳이에요. 긴 줄을 따라가며 ‘여기가 끝이냐’고 묻다 보면 언제 먹을까 걱정되는 자리에 서게 되죠. 하지만 빠른 조리 속도 덕분에 줄은 생각보다 빨리 줄어요. 프라이드, 양념, 반반 중에 고를 수 있는데 누가 뭐래도 최고는 칼칼한 양념 닭강정이죠.

이곳의 닭강정은 찐득하게 늘어지지 않고 일반 닭강정보다 매콤한 맛이 특징이에요. 포장이 많은 음식 특성상 식었을 때의 차이가 중요한데 딱딱하지 않고 깊은 맛은 오래 지켜온 맛집의 비밀을 궁금하게 만들어요. 홀에서 먹는 줄과 포장 줄이 다르니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줄을 잘 골라서 서야 해요. 다른 상인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줄을 서야 하는데 같이 사는 사회라면 감수할 수 있는 정도예요.

1979년 문을 연 청실홍실은 시원한 가쓰오부시 국물과 소가 푸짐한 만두로 40년 넘게 인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에요. 매장이 작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만 패스트푸드보다 빨리 나오는 음식 덕분에 회전율이 높아 비교적 빨리 입장할 수 있어요. 푸짐한 육수에 갈아 넣은 무를 한 숟가락 넣으면 시원함이 온몸에 스며드는데 흔히 접하는 육수와 맛이 달라 그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요. 식초와 겨자를 살짝 더하면 더 짜릿한 맛으로 국수를 즐길 수 있어요.

모밀 비빔국수도 면발이 끊어지는 막국수와 달리 쫄깃한 면발에 새콤함과 달달함이 더해져 씹는 맛이 일품이에요. 피가 얇고 간이 적당한 만두는 간장에 찍지 않아도 그 자체로 완벽한 맛을 내요. 두꺼운 만두피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간식이죠. 엄청난 가성비로 사랑받으면서 인천에만 열 개가 넘는 매장이 있지만 성지순례는 본점으로 가야 제맛이죠.